
깃털로 가득 찬 방, 6세 쌍둥이와 들어간 공감각적 환경
깃털을 온몸으로 날릴 수 있는 곳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리움미술관 《다른 공간 안으로: 여성 작가들의 공감각적 환경 1956–1976》에 그런 방이 있었다. 주디 시카고의 ‘깃털의 방’. 무릎 높이까지 거위털이 쌓인 하얀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은 말 그대로 풍덩 뛰어들었다.
사실 이 전시, 아이들용이 아니다. 1956년부터 1976년까지 아시아·유럽·남북미에서 활동한 여성 작가 11인의 ‘환경(ambiente)’ 작업을 복원한 국제기획전이다. ‘환경’이란 관람객이 작품을 바라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그 공간 안으로 들어가 빛·소리·색·공기·움직임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예술 형식을 말한다. 이 장르를 개척한 건 주로 여성 작가들이었는데, 회화·조각 위주의 남성 중심 미술사에서 가장 먼저 누락됐다. 게다가 환경 작업은 전시가 끝나면 해체·폐기되는 경우가 많아서, 기록조차 거의 남지 않았다. 이 전시는 그 지워진 역사를 되돌리는 자리다.
아이들을 데리고 이런 전시에 간 건, 솔직히 반은 모험이었다. 결과부터 말하면, 성공이었다. ‘깃털의 방’ 덕분이다. 곡면 처리된 흰 방 안에 거위털이 무릎까지 쌓여 있다. 구름 속을 걷는 듯한 감각이랄까. 들어가자마자 아이들은 털을 집어 던지고, 폭신한 바닥에 드러누웠다. 깃털을 저렇게 날려도 되는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섯 살짜리에게는 충분히 신나는 일이었다.
물론 전시장 전체가 그렇진 않았다. 이건 키즈카페가 아니라 미술관이다. 작품을 보호해야 하고, 관람 질서를 유지해야 하니, 여기저기서 요원들이 주의를 준다. 뛰지 마라, 만지지 마라, 소리 지르지 마라. 당연한 얘기지만, 아이와 함께라면 이 정도 제약은 각오하고 가야 한다. 우리 쌍둥이(6세)는 그걸 나름 감당했지만, 초등학생은 되어야 전시 내용까지 좀 더 의미 있게 받아들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깃털 방 말고도 볼 것은 많았다. 형형색색 나일론 터널을 지나고, 접근 금지 구역처럼 꾸며진 열과 소리의 방, 형광 빛으로 시야가 사라지는 공간, 40노트 바람이 부는 방까지. 각자 다른 감각을 건드리는 11개의 방이 이어졌다. 아이들은 방마다 다른 반응을 보였다. 어떤 방에선 무서워하고, 어떤 방에선 신나게 뛰어다녔다. 어른인 나도 꽤 오랜만에 미술관에서 이렇게 몸을 써본 기억이 없었다.
주차는 한마디로, 일찍 가야 한다. 한남동 리움은 주차 공간 자체가 넉넉하지 않다. 오전 일찍 도착하면 수월하게 댈 수 있지만, 낮 이후엔 포기하는 게 속 편하다.
전시를 다 보고 나와서는 근처 이태원으로 이동했다. 예전에 다녀온 오리지널팬케이크하우스에서 브런치로 마무리. 전시 보고 나온 아이들에게 팬케이크 한 접시는 꽤 괜찮은 보상이었다.
❓ 자주 묻는 질문
아이와 함께 가도 되나?
체험형 전시라 아이들이 지루해하진 않는다. 단, 예술 작품이므로 만지면 안 되는 요소가 있고 요원들이 제지한다. 6세도 즐기긴 했지만, 내용을 이해하며 보려면 초등학생 이상을 추천.
주차는 어떤가?
리움 자체 주차장이 있으나 공간이 많지 않다. 오전 방문을 추천. 늦으면 한남동 골목 주차를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관람 소요시간은?
11개의 방을 전부 체험하며 돌면 1시간 정도. 전시 설명까지 꼼꼼히 읽으면 1시간 30분.
예약은 필수인가?
리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예약을 권장한다. 회차별로 입장 인원이 정해져 있다.
이 전시, 언제까지 하나?
2026년 5월 5일부터 11월 29일까지. 월요일 휴관.
🇬🇧 English version for travelers
외국인 여행자도 참고할 수 있게 영어 버전을 함께 붙여둔다. AI 도움을 받아 옮긴 번역이라 문학적인 영어라기보다는, 장소와 분위기를 쉽게 찾고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Leeum Museum’s special exhibition 《Into Other Spaces · Ambienti 1956–1976》 is a rare treat for anyone visiting Seoul. Eleven immersive environments by pioneering female artists, faithfully reconstructed from scattered archives and photographs. The highlight is Judy Chicago’s Feather Room — a curved white space filled knee-deep with goose feathers. You walk on clouds. Literally.
Other rooms play with heat, sound, neon light, 40-knot wind, and rainbow nylon tunnels. It’s not a typical museum where you stand and stare — you step inside the art.
The museum is in Hannam-dong, walking distance from Itaewon. Parking is tight; public transit or an early arrival is your best bet. After the exhibition, we walked over to Original Pancake House for brunch — solid post-museum move.
- Venue: Leeum Museum of Art, 60-16 Itaewon-ro 55-gil, Yongsan-gu, Seoul
- Period: May 5 – November 29, 2026
- Hours: 10:00–18:00 (closed Mondays)
- Admission: Reservation via leeumhoam.org
- Kid note: Immersive and physically engaging, but it’s fine art — not a playground. Best for elementary age and up.
🗺️ Google Maps | Naver Map
(Naver Map에서 더 자세한 현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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